티스토리 뷰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결말
술 먹고 버스에 스마트폰을 놓고 내린 나미, 우연히 나미의 핸드폰을 줍게 된 준영은 핸드폰의 주인인 나미를 다음 타깃으로 설정합니다. 핸드폰으로 개인 정보를 모두 얻게 되고 나미의 사생활을 들여다보며 나미의 카페까지 방문합니다. 우연을 가장한 지속적 만남을 해오다 준영은 나미 아빠를 납치, 감금하고 나미를 유인하는 데에 성공합니다. 그리고 24시간 내에 누군가로부터 연락이 오면 살려주겠다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남자는 이미 나미에게 연락이 올 만한 모든 관계를 파탄시켜놓은 상태였습니다. 나미에게 아빠를 보여주고 협박하자 준영이 시키는대로 다 하겠다고 합니다. 그러자 준영은 나미에게 아빠를 죽이라고 시킵니다. 나미가 거절하자 아빠를 죽게만드는 상황을 만들어 버립니다. 그리고 서서히 죽음을 받아들이는 듯한 나미의 얼굴이 보입니다. 잠시후 형사들이 들이닥치고, 준영은 형사 지만에게 잡히고 다른 형사는 나미의 아빠에게 심폐소생술을 하지만 반응이 없습니다. 나미는 아빠가 사망했다고 생각하여 형사의 총을 가지고 준영에게 쏩니다. 준영은 죽지 않았지만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체포 되었고, 나미의 아빠는 의식을 회복했습니다. 그 후 언론에서는 신분이 없는 준영의 미스테리만 남긴채 오히려 피해자인 나미에 대해 주목하는 듯한 장면들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나미를 찍는 것으로 영화는 끝납니다. 가해자는 잊혀지고 피해자만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말하는 걸까요? 현실에서도 가해자의 정보는 인권 보호라고 하면서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의 정보만 알려지는 현실 사회를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결말입니다.
리뷰
원작과 일본영화와는 다르게 한국영화는 기본적인 모티브만 가져온채 전체적인 설정은 모두 각색하였습니다. 준영은 나미의 카페를 방문하여 단골들만 주문하던 자두에이드를 주문하게 되는데, 나미는 남자가 단골인지 아닌지 헷갈려합니다. 하지만 나미의 아빠는 단골들의 얼굴을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나미의 아빠는 sns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를 상징합니다. 스쳐 지나간 카페의 모습만 보더라도 손님들은 모두 핸드폰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나미도 마찬가지로 쉬는 시간이 나면 핸드폰만 쳐다볼 뿐 카페 손님들에게는 관심이 없습니다. 7년 전 오준영은 우준영을 없애고 그의 신분으로 살아갑니다. 우지만 형사의 아들 우준영은 매우 소심한 성격이면서 부자간의 갈등이 있었던 걸로 보여집니다. 집에서 가출한 그는 전세 사기까지 당하며 고시원에서 생활한 듯 합니다. 아마도 오준영은 우준영의 핸드폰을 조사해 가면서 그가 세상에 없어져도 문제가 생기지 않을 사람이라는 걸 파악한 듯 보입니다.그리고 우준영의 폰을 이용해 지속적으로 우준영의 어머니와 연락하며 생존 신호를 보냅니다. 그의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은 흥미로웠으나 지만과의 관계 설정 부분이 좀 더 심도 있게 나왔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우준영 이후 범죄패턴은 동일합니다. 스마트폰을 해킹해 피해자들의 인간관계를 미리 정리하여 피해자를 찾지 않는 상황을 만듭니다. 이후 피해자들의 가족들에게는 문자를 보내거나 sns를 관리하며 생존 신고를 하며 지속적인 관리를 합니다. 단순 스릴러 영화 였다면 오준영의 이야기를 더 구체적으로 담아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의 실체를 밝히지 않은 것이 감독의 의도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의 표면적인 주제는 스마트폰에 들어있는 개인 정보의 소중함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개인 정보는 겉으로 보이는 이야기일 뿐 이 영화가 진짜 경고하는 것은 스마트폰으로만 연결되어 있는 현대 사회의 인간관계입니다. 우준영은 물론이고 8번째 희생자의 부모 역시 자식이 죽었다는 것조차 알지 못합니다. 이나미의 회사 사람들은 스마트폰 속 벌어졌던 사건들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며 그녀를 내치는 걸 보면 사람보다는 스마트폰 세계를 더 신뢰하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오준영의 현대사회의 맹점에 기생하며 자신의 거짓 신분을 유지하고, 범죄가 계속해서 이어져 왔다는 것은 스마트폰 속 관계를 맹신하고 있는 현대사회의 분위기와 사람들의 책임을 묻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작 비교
시가 아키라의 동명소설로 일본내에서도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책입니다. 사이코패스 살인마가 지금껏 남자가 죽여온 여자들은 모두 2030대의 젊은 여자였으며 흑발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원작 소설에서 이 남자는 어린 시절 흑발머리를 가진 엄마에게 학대당했다는 설정입니다. 아빠가 어린 나이에 죽어서 엄마는 우울증을 앓았고 어린 아들에게 관심을 주지 않고 오히려 폭력을 당했습니다. 그래서 엄마의 사랑이 고팠던 남자는 성인이 되어 흑발을 가지고 있는 여자를 아랫배를 찌르는 방식으로 살해합니다. 한국영화에서는 피해자를 욕조에 속박한 채로 익사를 시킵니다. 아마 여성의 아랫배를 찌르는 방식은 너무 잔혹하여 원작의 상징적인 여성의 출산이나 양수의 이미지는 그대로 살려 익사시키는 것으로 범행 방식을 변경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내에서도 인기가 많다보니 2018년 영화로 제작되었으나 원작의 재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여 흥행실패를 하였습니다. 한국 작품과는 설정이 많은 차이를 보여주는데 일본 영화에서는 여자주인공 아사미의 남자친구가 핸드폰을 분실하는 설정으로 시작합니다. 또한 범인과 형사의 관계도 많이 다를 뿐만 아니라 전개도 완전히 다르며 영화 후반부에는 반전을 보여줍니다. 바로 여자 주인공 아사미는 죽은 친구의 신분으로 살고 있음이 밝혀집니다. 그런데도 아사미의 상황을 남자친구는 이해해주고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리고 애매한 결말로 끝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