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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 정보
2014년에 개봉해서 국내에서도 제법 반응을 이끌어냈던 작품입니다.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9개 부문의 노미네이트되어 네 부분이나 수상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낭만주의가 극에 달했던 시대에 대한 향수가 담긴 영화로 웨스앤더슨이 파리에 머물렀을 때 고서적을 둘러보던 중 슈테판 츠바이크의 소설을 마주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거기서 감정적인 영감을 받아 이 그랜드부다페스트호텔 영화를 만들었다고 합니다.그랜드부다페스트 호텔은 사멸해가는 과거의 낭만적인 거대한 세계이며 전쟁과 같은 억압에 맞서 구세대적 가치를 지키다 퇴장한 인물들에 관한 동화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배경이 되는 가상의 나라, '주브로브카'는 폴라드산 보드카이름이고, 영화 음악에 자주 쓰이는 악기, '발랄라이카'는 슬라브 민족을 생각하게 하는 악기여서 동유럽적인 부분을 표현해내는 것과 잘 맞습니다. 극중에서 나오는 그림은 전부 에곤 쉴레의 그림이고 마담D가 클림트 그림을 연상시키는 등 다양한 문화적 코멘트를 향수에 맞춰서 19세기말, 20세기 초반의 낭만적 예술을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급박한 상황에서도 시를 읊는다거나 지도를 잘 그렸다고 하는 장면 등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만 웨스 앤더슨 감독의 낭만주의가 무엇인지 잘 보여줍니다. 마담D와 구스타프 제로 이 세 사람은 성별, 인종, 나이가 전부 다름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 가족들의 나쁜 부분에 대해 정반대의 측면을 보여주는데 이는 감독이 그리는 이상적인 관계의 맥을 보여주는 연대이기도 합니다.
감독 웨스 앤더스에 대하여
영화계의 대칭마니아, 웨스 앤더스 감독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특유의 감성적 기법과 색감, 자신만의 스타일과 미학을 끝까지 밀어붙여 환상적인 세계를 그려내는 감독으로 유명합니다. 독창성에 대한 열광과 유아적 자아도취에 대한 비판을 같이 받고 있는 사람입니다. 몇몇 평론가나 감독들만 아는 이상한 요소들이나 잔뜩 나열해 놓고 자기들끼리 좋다고 추천하는 그런 영화일 것이다 하는 일종의 편견을 지닌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이른바 예술성이나 실험을 추구하는 작품들이 지루하게 보이는 것은 딱히 틀린 이야기는 아닙니다. 작품성을 중시하는 작품일수록 대중적 흥행 상업적 코드를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웨스 앤더스 감독의 이 영화는 흥미로운 요소가 많습니다. 재미가 있다는 것은 다시 말해서 아주 단순한 플롯을 그것도 알기 쉽고 익숙한 플롯을 차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감독이 그리고 있는 1932년은 가상의 나라와 가상의 이야기를 펼치며 그리움을 드러냅니다. 그가 그리워하는 것은 경험하지 못한 과거에 대한 그리움이기 때문입니다.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입니다. 제로가 경험하지 못한 구스타브의 시대를 동경하고 작가가 경험하지 못한 제로의 과거를 그리워하고 독자가 경험하지 못한 작가의 책의 세계를 동경하듯 우리의 동경과 그리움은 때로 실체가 없는 것입니다. 그가 그리려던 1930년대 그 이전에 동유럽의 세계 그 그리움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있다고 생각합니다. 웨스 앤더슨이 말하는 그리움의 본질이 그런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그의 작품 중 역작이라고 칭해지고 있습니다.
리뷰평
의문의 사건과 남겨진 유산 유산을 놓고 벌이는 추격전에 이르기까지 마치 흔한 스릴러나 액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이야기가 압권입니다. 이 영화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표현이 잘 들어 맞습니다. 개봉할 때 등급이 청소년 관람 불가였다는 것 그리고 잔혹한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때로는 잔인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중요한 건 동화적이라는 것입니다. 무엇이 동화적인가에 대해 말해보자면 첫째는 이 영화의 색감입니다. 영화는 굉장히 과장되고 화사한 톤의 색감을 보여줍니다. 초반부 부다페스트 호텔의 영광을 그릴 때에는 강렬한 붉은 색이 중반부에는 화사한 핑크 또 중간중간 화이트 톤이 주는 동화적인 느낌은 일품입니다. 동화의 사파 같은 느낌 마치 예쁜 엽서를 보는 것 같은 아름다운 표현이 영화 내내 펼쳐지고 있습니다. 둘째는 미니어처 촬영입니다. 이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전경부터가 가장 대표적인 미니어처입니다. 그 외에도 미니어처 기법은 수도 없이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후반에 나오는 스키 점프 장면도 미니어처 촬영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 등장하는 하늘은 그냥 그림입니다. 부감 장면들도 대부분 미니어처로 처리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영화가 동화적인 느낌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분위기를 풍기게 되는 것입니다. 영화의 아기자기한 소품들까지 이러한 미장센이 동화적 분위기를 풍기고 있으며 이런 섬세하고 아름다운 표현이야말로 영화의 예술성을 드러내는 하나의 방법이기도 합니다. 셋째는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과장된 캐릭터들입니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모두 과장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캐릭터마다 고유의 성격과 역할을 정확하게 부여하고 그에 맞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현실 인물이라기보다는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라는 것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넷째는 연출입니다. 이 영화는 익살스럽고 우스꽝스러운 연출을 통해 등장 인물들의 행동을 모두 과장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가볍고 동화적이며 유쾌한 것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마담 d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 그외의 많은 장면들에서 잔인하게 보일 수 있는 데도 이 영화의 연출이 너무 익살스러워 그렇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 과장되어 있습니다. 카메라 역시 순간적으로 캐릭터들을 정면에서 클로즈업하여 익살스러움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의도한 바를 명료하게 표현하여 감독의 역량이 실감나는 부분입니다. 촬영 기법으로 고정된 앵글 평면적 구성을 주로 사용하며 특유의 대칭 구도가 이 영화의 비주얼을 결정하고 있습니다. 꼭 한번 관람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